고운(해운) 최치원 선생이 노년을 지내다 갓과 신발만 남겨 둔 채 홀연히 신선이 되어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홍류동 계곡, 최치원(崔致遠, 857~?) 선생은 유교·불교·도교에 이르기까지 깊은 이해를 지녔던 학자이자 뛰어난 문장가였지만 높은 신분제의 벽에 가로막혀 자신의 뜻을 현실정치에 펼쳐보지 못하고 깊은 좌절을 안은 채 찾아든 곳이 가야산 홍류동 계곡이다.
최치원 선생은 천하를 주유하다 전국곳곳의 수려한 산수를 마다하고 하필이면 왜 이곳에서 발걸음을 멈추었을까?
『2011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을 맞이하여 ‘홍류동’이라 불리는 계곡(6km)길을 7개의 다리와 500m의 데크로 새롭게 단장하여 ‘해인사 소리길’로 조성된다. 주행사장인 대장경테마파크에서 해인사로 가는 길에서 만나는 홍류동(紅流洞) 계곡은 가을 단풍이 매우 붉어서 흐르는 물조차 붉게 보일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단풍관광 명소이다.
대장경축전을 통해 배우고 느낀 ‘마음찾기’를 ‘해인사 소리길’에서 정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해인사 소리길'의 현상적인 의미는 우주만물이 소통하고 자연이 교감하는 생명의 소리이며, 언어적으로는 나와 가족, 사회와 민족이 화합하는 소통의 길이자 우리가 추구하는 완성된 세계를 향해 가는 깨달음의 길이다. 귀를 기울이면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세월 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하여 '소리길'로 명명되었다.
이러한 소리길은 속세에 찌든 마음을 씻어내고 깊은 사색을 하기에 더없이 좋다.
잘 닦여진 '해인사 소리길'을 따라 걷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청아한 계곡물 소리가 따라나선다. 계곡은 지척에서 걷고 있는 옆사람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큰 소리로 변했다가 이내 천년 노송과 어울려 솔바람처럼 잦아들기를 수없이 반복한다.
눈과 귀가 즐거운 동안 현대인의 걱정과 근심은 어느 순간 없어지고 마음의 안정이 찾아든다.
또한 홍류동 계곡은 천년 세월의 무게가 녹아 있는 합천 8경 중 3경인 동시에 가야산 19경 가운데 16경까지를 모두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절경을 자랑한다. 한참을 걷다 보면 바위와 절벽 곳곳에 새겨진 글자들이 눈에 띄며, 홍류동(紅流洞) 계곡 가운데 풍치가 가장 빼어난 ‘농산정(籠山亭)’은 통일신라말 최치원 선생이 이곳의 풍광에 빠져 신선이 되었다고 전하는 곳으로 곳곳에 선생의 자취가 남아 있다.
천년 전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거닐며 사유하고 때론 은둔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곳, 홍류동천(紅流洞天)에는 무릉도원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축화천(가야천을 떠내려오는 꽃잎을 따라 올라간다)을 시작으로 경멱원(축전 행사장 부근 : 가야산의 무릉도원을 바라본다), 무릉교(해인성지 표지석 맞은편으로 무릉도원), 칠성대(활모양의 노석대에서 북두칠성에 예향하다), 농산정(흐르는 물소리로 산을 모두 귀먹게 했다), 취적봉(홍류동 독서당 뒷산 능선 : 신선이 남쪽을 향해 피리를 부는 모습)을 만난다.
이어서 자필암(광풍뢰 아래쪽 길가 : 신선이 도끼로 찍어 만든 붓으로 먹물을 찍은 바위), 음풍뢰(광풍뢰 하류 : 바람이 노래하는 여울), 광풍뢰(제월담 하류 : 빛을 머금은 바람이 춤추는 여울목), 제월담(농산정과 길상암 중간 : 구름이 걷혀 밝은 달이 못에 드러나는 곳), 분옥폭포(농산정과 길상암 중간 : 뿜어내는 갖가지 영롱한 구슬이 푸른 비단에 비치네), 길상암(적멸보궁), 낙화담(도인의 흐르는 눈물이 푸른 물결에 더해 지는 곳), 첩석대(돌무더기가 쟁반처럼 쌓아놓은 곳), 회선암(첩석대 위편 : 신선이 노니는 바위)을 거치면 물레방아가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금강산 옥구슬 같은 물이 흐른다하여 옥류동천(玉流洞天)이라 한다. 계곡, 물 속 바위까지 이름이 붙여져 천년 전의 홍류동 계곡길 명소 하나하나 의미를 되새기며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성보박물관에서 우리나라 유일의 등신대에 가까운 목조회랑조사상과 천년 전 가족과 함께 지냈던 최치원 선생의 영정을 만나볼 수 있다. ‘해인사 소리길’은 마음열기로 시작하여 각 구간별로 돌아보는길, 함께 가는길, 칭찬하기, 맨발로 걷기, 동화되기, 침묵의 길, 비움의 자리, 마음씻기, 명상의 길, 마음 전하기 등 10여 개의 체험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孤雲 최치원 선생의 入山詩를 소개한다.
승호막도청산호(僧乎莫道靑山好): 스님아! 산이 좋다 말하지 마라
산호여하복출산(山好如何復出山): 산이좋으면 왜 다시 산에서 내려오냐
시간타일오종적(試看他日吾踪迹): 언제 시험삼아 내 종적을 살펴보라
일입청산갱불환(一入靑山更不還): 한번 들어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