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경전 사서삼경의 하나인 <대학>의 경문 1장에 “먼저하고 뒤에 할 것을 알면 도(道)에 가깝다(知所先後면 則近道矣)” 는 말이 있다. 즉 무엇이 먼저이고 나중인지를 알면 대부분 옳다라는 뜻이다. 정치에도 이 ‘선후(先後)’의 원리가 있다. 무엇을 먼저 해야 하고, 무엇을 나중에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아는 것이 곧 올바른 길로 가는 출발점이다.
오늘날 농촌은 인구 소멸과 경제 침체라는 두 가지 벽 앞에 서 있다. 행정과 정치권은 이를 해결하겠다며 복지시설 확충, 주거단지 조성, 생활 편의 개선 등을 내세운다. 그러나 그 순서를 잘못 짚고 있다. 복지시설이 먼저가 아니라, 기업유치가 먼저다. 일자리가 있어야 사람이 오고, 사람이 모여야 복지가 지속된다.
『중용』 제20장에는 “래백공즉재용족(來百工卽財用足)” 즉 많은 기술자들이 몰려 오면 그 지역의 재정이 풍족해진다라는 의미이다. 백공(百工)은 다양한 기술자, 곧 오늘날의 기업과 산업을 뜻한다. 기업이 들어오면 일자리가 생기고, 세수가 늘어나며, 그 재정으로 복지와 교육, 주거를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이는 고전이 가르치는 경제의 순환 원리이자, 지역 정치가 지향해야 할 근본이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주차장만들고 체육관 등 복지시설부터 짓는다. 기업유치는 아예 남의 일이거나 나중 문제로 미루는 실정을 보인다. 공공건물과 지원센터는 늘어나도, 그 안에 들어올 사람은 줄어든다. 일을 거꾸로 하는 것이다. 기업 없는 복지는 사상누각(沙上樓閣)에 불과하다. 지속 가능하지 않고, 지역의 미래와 희망을 담보할 수도 없다.
정치의 본질은 순서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지소선후즉근도의(知所先後卽近道矣)’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농촌의 재생은 복지가 아니라 산업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기업이 들어오면 재정이 풍족해지고, 재정이 풍족하면 복지가 가능하며, 그때 비로소 사람이 돌아온다.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 준비하는 각급 후보자들이여! 표를 얻기 위해 얼굴 알리는 일보다 정치의 원칙과 순리를 배우는 일을 먼저 해야 한다. 농촌의 희망은 기업을 유치하는 길이다. “래백공즉재용족(來百工卽財用足)”이라는 고전의 한 구절이 바로 오늘의 지역정책에 던지는 가장 현실적이고 절실한 메시지임을 알아야 한다. 군수, 도의원, 군의원 등 각 급에 맞는 기업(공장)을 유치 할 자신이 없는 사람은 제발 나오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