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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6-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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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읽기 추천하는 글 (24) “사부달의(辭不達意) ”

"말로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다" 는 뜻

기사입력 2025-12-1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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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읽고쓰고 따라 하다 보면 그것이 습관이 되고 어느 순간 자기가 발전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정신적으로 상류층인 사람이 진정한 상류층 부류라고 할 수 있다속물주의와 이념 등을 초월한 질서와 양심의 기준으로 언행의 시비(是非)를 분별할 줄 아는 식견을 가진 사람이 진정한 지식인이고 품격있는 시민(citizen)이다이를 위해서는 좋은 글을 운동선수처럼 꾸준히 반복적으로 읽고 외우고 따라 해야 한다광복 80주년의 을사년을 맞아 “좋은 글 읽기활동을 조용히 진행해 보고자 한다그 스물 네번째로  허권수 동방한학연구원장 “사부달의(辭不達意=말로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다) ” 라는 글을 추천한다전문은 다음과 같다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과 도산서원(陶山書院) 원장을 지낸 조순(趙淳) 박사가 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해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를 하다가 돌아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되었다.

대학원생들에게 자신이 매우 영향을 받은 폴 새뮤얼슨(Paul Samuelson)이 지은 경제학(Economics)’을 읽어 볼 것을 권장했다.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안 했다. 얼마 뒤 대학원생이 이미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습디다.”라고 했다.

조 박사가 읽어봤더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번역한 교수는 영어에 능통한 경제학계의 이름 있는 교수였다. 번역자가 내용을 이해 못 한 것도 아니고, 영어가 서툴러 잘못 번역한 것도 아니었는데, 하여튼 의미 전달이 어려웠다.

그때 조 박사는 이것은 번역의 문제가 아니고, 한글만으로는 내용을 담을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물건 이름이나 구체적인 사건 등은 우리말로 해도 다 이해가 되지만, 심오한 전문 학술용어를 순한글로 번역하려니 내용을 담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학술용어는 전부 한자어(漢字語)인데 그것을 한글로만 표기해 놓으면 의미 전달이 안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이후 조 박사는 국한문 병기(國漢文竝記)를 강력하게 주장하게 됐고,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국학문 병기 실현을 위해 노력했다.

한글전용한다고 한자 교육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자를 모르는 사람은 한글을 읽으면 그 속에 담긴 깊은 뜻을 모른다.

깊은 뜻이 있는 줄도 아예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말의 가장 큰 문제점은, 뜻을 몰라도 읽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어 뜻을 모르는 사람이 마치 자신이 다 아는 것처럼 착각한다는 점이다. 그러니 한자 공부는 안 하고, 독해력은 점점 더 떨어져 가는 위기 상황이 닥쳐오는 것이다.

대학 나온 일반 성인이 일상생활에서 구사하는 단어가 4500개 단어에서 최근 20년 사이에 1700단어로 줄어들었다 한다. 한자를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한국고전번역원 김언종(金彦鍾) 원장이 이재명(李在明) 대통령에게 제발 한자 교육에 신경을 좀 써 주십시오.”라고 건의했다. 대통령도 평소에 이 문제에 관심이 있었던지, “1800자 정도만 알아도 좋을 텐데. 아니면 1000자라도.”라고 말하는 것을 봐서, 자신도 한자를 공부해 봤고, 한자 교육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또 지난 2월 국민의힘 대표를 비판하면서 보수를 참칭(僭稱)하고등의 말을 했는데, 아마도 참칭이라는 단어를 아는 정치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지금 한자 교육을 하지 않으면 우리 국어는 너무나 혼란하게 되고, 전통문화, 전통학문은 절대 계승되지 않는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대통령밖에 없다. 대통령의 생각이 바뀌면 나라의 수준도 바뀐다.<출처=경남신문/2025.12.16.>

 

김용정 기자 (hcinews@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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