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의 하반기가 시작됐다. 지난 6.3선거의 당선자들은 임기를 시작했고, 낙선자들과 새로운 도전자들의 시선은 벌써 4년 뒤를 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지방정치의 고질병은 여전하다. 선거 직전까지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다가, 때가 되면 재력과 인맥(연줄)을 동원해 공천장만 따내면 그만이라는 식의 안일한 풍조다. 단언컨대, 그런 벼락치기식 도전에는 지역의 미래도, 본인의 정치적 희망도 없다.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홍태화는 “대통령의 취임 전 세계관과 내공이 국가의 대외 전략을 결정한다”고 했다. 이 원리는 지방자치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은 수천억에서 수조 원에 달하는 지역 예산을 다루고 주민의 삶을 바꾸는 조례를 만드는 ‘지역의 지도자’다. 준비되지 않은 지도자는 노련한 관료 조직의 손에 휘둘리거나, 보여주기식 전시 행정으로 세금을 낭비하기 십상이다. 화려한 보좌진과 자문위원은 평소에 벼려둔 지도자 본인의 안목을 대체할 수 없다.
도전자들에게는 이제 4년이라는 귀중한 시간이 주어졌다. 이 기간은 단순히 인지도를 높이는 시간이 아니라, 자신만의 지역 발전 청사진을 그리는 ‘역량 학습’의 기간이어야 한다. 행사장을 찾아 악수를 나누는 것보다, 우리 지역의 인구 소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한정된 예산을 어디에 우선 분배할지 구체적인 정책과 대안을 치열하게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언론 등을 통해 중간보고를 해 나가야 한다.
따라서 지금 나의 수준(학력, 연수, 경력 등)을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짚어보고, 4년 뒤 준비되어 있을 자신의 모습과 당당히 비교해 낼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현재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채워나가는 사람만이 미래를 논할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
향후 4년 동안 치열하게 다듬어진 내공만이 지역의 희망을 이어 갈 수 있다. 돈과 연줄로 쟁취한 공천은 순간의 승리일지 몰라도, 결국 주민과 역사 앞에서는 철저한 실패로 기록될 것이다.